안녕하세요, 여러분. 인도네시아에서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 현지아 기자입니다. 다르마시스와 장학금을 다룬 저번 기사에 이어 인도네시아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난 기사

(이 기사에 기재된 물가는 반둥 기준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의 경우 1.5-2배가량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디서 살까?>


A. 기숙사

공부하는 학교에 기숙사가 있다면 가장 저렴한 비용에 숙소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다닌 UNPAD에는 따로 기숙사가 없었는데요. 다른 학교의 친구들을 보면 대략 한 달에 500,000루피아(한화 약 3만 8천 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2인실을 사용하더군요. 제가 놀러 가 본 기숙사는 방은 넓었지만 화장실과 샤워공간이 공용으로 방밖에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반둥처럼 시원한 지역이 아니라면 어차피 더워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꼬스 

침대, 책상, 화장실(샤워), 옷장을 갖춘 기본적인 꼬스 ⓒ 2017.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B. 꼬스Kost (꼬산Kosan)

우리나라의 원룸이나 고시원처럼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숙소인데요. 한 건물에 개인실이 여러 개 있고 부엌 등의 공용공간이 딸린 시설입니다. 월세는 한화 4만 원부터 30만 원 선까지 시설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화장실이 안에 있는지, 에어컨이나 온수가 있는지, 정수기가 있는지 등등.


저의 우선 조건은 1. 학교에서 가까울 것, 2. 밖으로 창문이 나 있을 것, 3. 화장실이 안에 있고 온수가 나올 것 이 3가지였는데요. 월 1,500,000루피아(한화 약 12만 원)에 아주 적당한 곳을 찾아서 1년 동안 잘 살았습니다. 보통 전기, 수도세가 포함된 가격이지만 꼭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요.


꼬스를 찾기 위해서는 마미꼬스mamikos와 같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도 되고 직접 발품을 뛰어도 됩니다. 꼬스의 장점은 현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개인주의적일 수도 있고 꼬스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꼬스는 여성전용이기도 하고 다들 친하게 지내는 분위기라 여러 가지로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C. 아파트/집/레지던스

월세는 한화 30만 원부터로, 역시 크기, 시설, 가구 유무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한국과 비교할 때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시설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 혹은 외국인 친구들끼리 비용을 나눠 아예 집을 렌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적고 따라서 언어나 문화에 대한 접근성도 비교적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요. 집을 렌트해 혼자 사는 벨기에 친구가 있었는데 이웃도 나이대가 있는 공무원 남성분들이 대부분이었고 거기다 그분들이 이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어 해서 결국 인도네시아어는 하나도 늘지 않고 인도네시아 친구도 못 사귀었다고 한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그래도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한 분들에게는 적절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먹고살기>

나시고랭, 미고렝 외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도네시아 음식이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인데요. 인도네시아 음식은 달고 짠 편이며, 튀김류가 많고 야채를 많이 안 먹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매운 음식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면 중 하나가 불닭볶음면이라면 이해가 되시나요? 대략 1-3만 루피아 선(800-2400원)에서 와룽(포차식당)이나 작은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요.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5만 루피아(4-5천 원), 한식당의 경우는 10만 루피아(7-8천 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도네시아 식사

밥+닭고기+기본적인 형태의 식사 (15,000루피아) ⓒ 2017.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사 먹는 음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는 직접 요리를 해 먹기도 하는데요. 라면, 김치, 과자류, 아이스크림, 조미료 등 한국 식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지만 가격이 한국보다 비쌉니다. 우유와 요거트 같은 유제품 역시 한국보다 조금 비싼 편이지만 망고, 망고스틴, 용과, 아보카도, 파파야, 잭프룻 등의 신선한 열대과일은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단,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첫 한 달은 몸이 적응하는 기간이라서 조금 고생하실 수 있습니다. 애초에 물이 다르기도 하고 음식을 잘못 먹거나 더운 날씨 때문에 배를 앓는 경우가 흔한데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길거리에서 먹을 때는 주의하는 것이 좋겠지요. 한국에서 잘 듣는 소화제나 지사제를 가져오는 것은 필수입니다.



<시내 돌아다니기>

인도네시아는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보도 상황이 열악한 편입니다. 한국에 비해서 걸어 다니기가 어렵고 위험합니다. 보행자를 위한 길과 교통신호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주말에 조깅을 하거나 헬스를 다니는 인도네시아 사람도 평소에는 걷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그래서 이곳에서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운동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제가 지금이 아닌 몇 년 전에 인도네시아에 왔다면 분명히 힘들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바로 그때는 그랩Grab과 고젝Gojek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그랩과 고젝 그리고 우버는 앱 기반 교통 애플리케이션으로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기만 하면 해당 요금을 확인할 수 있고, 자동차 또는 오토바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집 앞에서 바로 원하는 장소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비쌀 것 같지만 사실 아주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2km 정도 거리를 그랩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가게 되면 5천 루피아(한화 약 400원)의 요금이 듭니다. 교통 외에도 배달, 음식 배달, 쇼핑, 약품 구매, 마사지, 청소 대행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심지어 전기세 납입까지 대행이 가능합니다.


그랩과 고젝 외에는 앙꼿, 오젝, 버스, 베짜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존의 교통수단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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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가짐과 마음가짐>

- 옷차림

인도네시아에서는 공식적인 자리나 학교 수업에서 긴치마 또는 바지, 앞코가 막힌 신발을 신는 것이 기본입니다. 어학당에서는 외국 문화에 대한 관용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유연한 편이지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거나 쪼리를 신고 수업에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그런데 어차피 긴 옷을 입는 것이 좋은 게 1년 내내 모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외국인들을 참 좋아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녀를 막론하고 민소매나 짧은 바지 입은 사람을 보기가 힘듭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슬람이 강세인 지역일수록 더욱 그런 편입니다. 자카르타 같은 대도시나 발리와 같은 관광지는 좀 더 자유로운 편이지요. 제가 사는 반둥에서는 노출이 있거나 화려한 옷차림은 반드시 시선을 끌게 됩니다. 부모님이 계시는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았다든가 공식적인 행사에 참가할 일이 있다면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지요. 행사용으로 바틱(전통의상)을 한두 벌 구매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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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과 할랄 식품

이슬람에서 술은 금기사항으로 무슬림들은 기본적으로 음주를 하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꼭 이슬람이 아니더라도 음주 문화 자체가 비교적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마트나 편의점에서 주류를 판매하지 않아요. 물론 바나 클럽도 있고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외국인의 음주에 대한 관용도는 높은 편이지요. 하지만 사람에 따라 부정적으로 볼 수 있으니 너무 대놓고(?) 유흥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슬림 친구에게 식품류를 선물하거나 맛보게 할 경우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식품류를 선물할 경우에는 할랄 인증 식품이 안전합니다. 아니라면 미리 성분을 확인하거나 상대방이 맛을 보기 전에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예를 들면 고추장/된장에는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알코올 성분이 생기기 때문에 권하기 전에 먼저 이와 같은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사람에 따라서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절대 입에 대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맥주

인도네시아 대표맥주. 빈땅(별이라는 뜻) ⓒ 2017.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 예의 갖추기

인도네시아에서 살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중 하나는 예의입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친절하고 온화합니다. 또 인도네시아어 자체에는 반말과 존댓말은 없지만(지역어에는 있음) 이를 구사하는 방식에는 대상에 따라 엄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친구에게 쓰는 언어와 교수님께 쓰는 언어는 확연히 다르지요. 한국말의 ‘언니’처럼 나이에 따라 적합한 호칭을 항상 사용합니다. 또 이곳에서는 한국에 비해서 감사나 사과의 표현을 더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문화의 차이로 한국인은 무뚝뚝하고 덜 친절하다는 인상을 풍길 수 있기 때문에 예의를 갖추고 감사하다는 표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릴랙스~하기

두 번째로는 ‘릴랙스~’하는 자세입니다. 무엇보다도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래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거든요.

  • 한국에서 처리하면 일주일이면 될 일이 이곳에서는 두 달이 걸릴 수 있습니다.
  • 한국처럼 문서나 웹사이트에 모든 정보를 명확하게 정리해서 제공하지 않습니다. 직접 물어보고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뭐든지 진행이 어렵습니다.
  • 전화 통화나 이메일을 통한 소통이 어렵습니다. 직접 방문해서 물어보는 것이 오히려 빠릅니다.

인도네시아 친구들의 말로는 사기업의 경우는 훨씬 나은 편이라고 하더군요. 인도네시아에 유학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대학이나 이민국과 같은 정부기관에서 처리할 일들이 많으실 테니 미리 ‘릴랙스~’한마음을 가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좀 적응이 된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대부분의 분들이 항상 친절하게 도움을 주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다르마시스와 프로그램과 인도네시아 유학생활 팁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By 한-아세안 센터(현지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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