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바틱
안녕하세요, 여러분. 인도네시아에서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 현지아 기자입니다.
바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중부 자바 북쪽에 위치한 해안도시 치르본(Cirebon)에 다녀왔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바틱 문화
여러분은 인도네시아의 바틱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작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이 이 바틱을 직접 선물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파란색 바틱셔츠를 입은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 @ 2016. Bukhoriiksan. all rights reserved.
바틱을 만드는 전통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스리랑카,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바틱은 그 정통성을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바틱은 수공으로 염색하는 면직 및 견직 의류의 기법, 상징, 문화로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2009년 10월 2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날을 국립’바틱’일(National Batik Day)로 지정했습니다. 이 바틱데이에는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바틱을 입고 출근합니다. 또 매주 금요일마다 공기관이나 사기업에서도 바틱을 입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꼭 바틱데이나 금요일이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바틱 셔츠를 애용하는 직장인 남성들이나 남 교수님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원피스 또는 치마, 바지의 형태로 바틱을 주로 입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인 가루다 항공의 유니폼 역시 상의는 꺼바야(Kebaya)라는 전통 블라우스와 바틱 치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유니폼 @ 2010. Gunawan Kartapranata. all rights reserved.
일상에서 바틱을 입는 문화는 인도네시아 소상공업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바틱 내수 판매는 3.9조 루피아(한화 3천억 원 상당)를 기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바틱은 자바 섬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80년대에는 다른 섬 지역으로도 전파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자바 섬의 족자카르타, 치르본 등의 지역의 바틱이 가장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각 지역의 바틱은 고유의 패턴과 모티브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자바 바틱의 특징
그중 자바의 바틱은 해안지역과 내륙지역으로 그 특징을 달리합니다.
자바 내륙지역의 바틱은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형태로 검정, 인디고, 갈색, 황토색처럼 땅이나 흙, 바위, 모래 등을 연상시키는 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내륙지역으로는 솔로(Solo)와 족자카르타가 있습니다.
반면, 일찍이 무역도시로서 기능하여 다양한 외국문화에 영향을 받은 해안지역은 화려한 색감과 패턴의 바틱을 자랑합니다. 유럽식 꽃다발, 중국의 봉황, 페르시아 공작새 등에서 영감을 얻은 모티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해안도시 치르본의 바틱은 중국에서 영향을 받은 ‘메가멘둥Megamendung’, 즉 구름을 형상화한 패턴과 화려한 색감으로 유명합니다.
치르본에서 체험한 바틱 만들기
공작 모티프 바틱 @ 2018.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동화 모티프 바틱 @ 2018.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치르본에는 전통 바틱 제작 기법을 고수하는 바틱 장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인들이 운영하는 공방에 방문하여 바틱을 구매하거나 제작 과정을 배워보고 체험까지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공방은 치르본의 전통적인 문양뿐만 아니라 동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디자인의 바틱 천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손으로 하나하나 문양을 새긴 이러한 고급 바틱은 원화로 20-30만 원 대까지 가격이 매겨지기도 합니다. 수제 바틱을 만드는 기간은 1달에서 1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바틱 체험중 @ 2018.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저도 직접 바틱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바틱을 만드는 기법은 다양한데, 이번 체험에서는 깐띵이라는 도구에 녹인 밀랍을 담아 만년필처럼 천에 하나하나 문양을 그리거나 글자를 새기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깐띵의 밀랍이 찔끔찔끔 나오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나오기도 해서 양을 조절하여 일정한 두께로 선을 그리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또, 더운 날씨에 밀랍을 녹이는 열기까지 더해져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바틱을 만드는 과정은 우선 밀랍으로 천에 모티브를 그린 후, 천을 색료에 푹 담가 색을 입힙니다. 밀랍이 이후 끓인 물로 밀랍을 제거하면 모티브 부분은 염료가 물들지 않아 천의 색깔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완성된 친구의 바틱 작품 @ 2018.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하룻밤이 지나고 고생 끝에 완성된 바틱을 받아보았는데요. 제 바틱은 너무 흐리게 나와서 가장 잘 나온 친구의 작품을 공개합니다. 문양이 디테일하고 화려할수록 결과물이 예쁘게 나옵니다. 역시 무엇이든지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일수록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방문하신다면 바틱으로 만든 옷을 구매하거나 직접 나만의 바틱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내용출처
한글
http://heritage.unesco.or.kr/ichs/indonesian-batik/
영어
https://en.wikipedia.org/wiki/Batik
https://en.wikipedia.org/wiki/Cirebon#Arts_and_crafts
By 한-아세안 센터 (현지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