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려는 사람들 또한 많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의 비파 (BIPA) 혹은 족자카르타 가자마다 대학교의 인쿨스(INCULS)를 선택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안달라스 대학교와 어학당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안달라스 대학 로고
초록 초록한 안달라스 대학교(Universitas Andalas)
안달라스 대학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서부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종합 대학교입니다. 안달라스 대학교는 문학과 농업 관련 학과로 유명합니다. 리모 마니스(Limo Manis)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고 캠퍼스 뒤에는 끄린치 스블랏 국립산림공원(Taman nasional Kerinci Seblat)이 있습니다. 학교 정문이 가장 인상적인데, 파당 미낭까바우의 상징 물소뿔을 상징한 것입니다.
안달라스 대학교 정문
대학교 대강당 건물
캠퍼스에서 보이는 전경
어학 커리큘럼
어학당 건물
어학당 건물에서 바라본 캠퍼스
운동장
인도네시아어 어학당 커리큘럼은 듣기(menyimak), 읽기(membaca), 문법(Tata Bahasa), 쓰기(Menulis), 말하기(Berbicar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해진 교재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어학당 선생님과 교수님들이 수업 유인물을 만들어서 가지고 오십니다.
어학당 수업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 인문대학 신입생의 필수 과목인 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와 인도네시아 화술법(Retorika Indonesia)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학부 수업이기 때문에 따라가기 힘들 수 있지만,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며 현지 대학생들의 생활을 직접 느껴볼 수 있습니다.
시간표
한 학기 수업이 끝나면 시험을 통해 과목당 점수를 매기고, 어학당 수료증을 받기 위해서는 20장가량의 스크립시(Skripsi, 소논문)를 제출해야 합니다. 스크립시는 학기가 시작하면서 담당 교수님과 논의 끝에 자율적으로 주제를 결정하고 주기적으로 첨삭을 받아야 합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수준의 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도네시아와 관련하여 자신의 관심 영역에 대해서 인도네시아어로 한 편의 소논문을 써본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작성한 스크립시 2편(Skripsi)
어학 코스 중 어학당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인근 지역을 놀러 가기도 합니다. 부낏띵기(Bukit Tinggi) 탐방, 아이르 마니스(Air Manis) 해변 관광, 1박 2일 수마트라 정글 부낏라왕 체험 등 파당이기에 가능한 색다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파당시 체육대회
부낏 띵기 거리
부낏라왕 오랑우탄
하숙집을 구하려면
안달라스 대학교로 가는 길가에 새로 지어진 깨끗하고 최신 꼬스(Kos, 하숙집) 건물들이 많아 있습니다. 꼬스(Kost/Kos)라고 적혀있는 곳에 들어가 주인에게 직접 물어보면 구할 수도 있습니다. 한 달 평균 150만 루피아 (약 15만 원) 정도면 수도, 전기, 에어컨 등이 포함된 원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더 비싸질 수 있습니다. 집을 구할 때 도움을 얻고 싶다면, 입학처에 외국 유학생들이 많이 머물거나, 머물만한 꼬스를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혹은 꼬스를 구할 때 함께 집을 보러 가줄 수 있냐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같은 꼬스 현지인 친구들
안달라스 어학연수 장단점
어학연수는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지 생활에 적응하고 일상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따라서, 외국인 학생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지역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안달라스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있습니다. 오락거리,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적어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한국 음식에 대한 갈증이 생길 때마다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 힘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학당 수업료와 생활비 면에서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어학당 한 코스 수업료는 600만 루피아(한화 약 50만 원)였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 학생이 적기 때문에 교수님들과 어학당 선생님들에게 학업 지도와 도움을 언제든 자유롭게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결혼식, 장례식, 동아리 활동, 명절 등 현지인의 일상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현지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도 많이 갖고 어학실력도 늘릴 수 있습니다.
미낭까바우 전통 의상
결혼식 참석
마지막으로, 안달라스 대학교에서 공부하며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내게 주어진 것을 사랑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재와 커리큘럼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내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주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의 일상과 가족, 지인들의 소중함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By 한-아세안센터 (이연경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