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돈쓰는 방법을 보고, 그들로 통해 이야기 들으면서 나의 고개는 갸우뚱거려질 때가 많다.
처음에 기사를 채용하려고 월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월급을 주려고하자, 한 달을 못 산다며 주급을 달라고 하여 매주 토요일 퇴근 때 운전기사에게 주급을 준다.
그런데 가끔씩은 화요일이 되면 가불을 원할 때도 있다. 이유는 점심값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집 기사는 퇴근했다가, 허겁지겁 달려와 내 앞에 공손히 앉으면 그것은 바로 가불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무슨 일이 그리도 많이 일어나는지.형제 중에 누가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사고를 내서 지금 병원에 가야한다. 삼촌이 돌아가셨다던가, 장모가 편찮던지 아니면, 이모가.....
친척들이 원래 그렇게 많은 것인지 아님, 이미 죽은 사람을 한 번씩 더 죽이는 것인지 나는 혼동될 때도 더러 있다.
라마단 때가 지나고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들으면, 친척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나눠주는 돈이 월급의 50%였다고 한다.
일 년에 한번 받는 열세 번째 월급(보너스)을 그 때 다 써버리는 듯하다.
우리 가정부의 경우, 매달 월급을 주면 받지 않고 나에게 모아 두었다가 몇 달에 한 번씩 고향에 갈 때 받아 간다.
물론 반년 동안 모아 둘 때는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알뜰하고 착한 가정부에게 이번에도 모아 둔 월급과 보너스를 넉넉하게 줬다.
이번 러바란 때 가정부 고향집에 갔었다. 울타리 없는 집, 대나무를 얇게 엮어 만들어 놓은 발로 만든 벽, 바닥은 타일도 아닌 시멘트바닥이지만 새 소파와 장롱이 훤칠하게 놓여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내가 준 돈의 98% 주고 샀던 것이다.
나는 매일 만나는 직원들이지만, 가끔씩은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일은 재미있니? 하면서 곧장 답이 와야 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답이 오지 않는다.
그것은 핸드폰의 Pulsa(요금충전)를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직원들의 그런 생활을 잘 알고 있으므로 매달 근면 성실한 직원 3명을 뽑아 내가 사용하는 요금의 절반 정도, 핸드폰 한 달치 정도의 Pulsa를 충전하여 주고 있다.
이 곳은 인도네시아 자와의 중소지역 말랑(Malang)이다. 운전기사들이나 가정부들이 아직은 순박하고 착하다. 다만 서로 다른 문화에 내가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내가 만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꿈은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나, 할 수만 있다면 한국이나 외국으로 나가서 돈버는 것이라고들 했다.
김성월 : 여행작가/ 수필가, 사진가/
2006년 재외동포재단 문화콘텐츠 우수KNN상 수상
출간저서 :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지!>, <인도네시아 그 섬에서 멈추다>
사진전 : <붓과 렌즈로 담은 인도네시아> – KCC(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김성월 사진전> - indonesia day, JIKS(자카르타 한국국제학교)
현, 한국문인협회,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