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사이트 만들어주신 인도사랑님께 작은 감사 드립니다.
30대 초반이고, 잘 다니던 회사그만두고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시작했습니다. 첫해 정말 힘들었고, 올해는 그래도 희망이 보입니다.
익명으로 쓰는거라 남들 다 알지만 사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드립니다.
1. 시간약속 - 처음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을때 매번 약속에 대해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하는 사람들(직원, 거래처, 현지에 이미 산지 오래된 한국인) 많이 만나다보니, 시간약속 지키는게 굉장히 저만 손해본다고 생각 많이 했습니다.
작년 사업을 시작하고 저는 사업 개발은 개발이고, 시간 약속을 정말 중요하게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교통체증, 러쉬아워 이런거 절대 변명거리로 하지 않으려고 약속시간에 정말 1~2시간 일찍 도착할 수 있게 계획해서 근처 커피숍이나 건물 빌딩 로비에서 꼭 기다렸다가 미팅, 혹은 식사 시간에 꼭 제시간에 나타났습니다. 한번에 현지 거래처에서 왜 어떻게 제시간에 그렇게 오냐고 물을 정도였으니까요.
이게 1년 반이 지나니까,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한 약속을 신뢰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 현지인 할 것없이 그냥 약속 잘 지키는 사람이 되고나니, 사람들이 저와 뭔가를 얘기할때 많이 긴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 을 그런거 누구와도 존재하지만,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 결국엔 갑이 되더군요.
2. 선약 - 시간약속으로 효과를 보고나니, 선약을 절대 취소하지 않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가령 현지 친구 혹은, 한국 친구와 목요일 저녁에 커피 한잔 하기로 했는데 중요한 거래처에서 갑자기 만나자고 하면 저는 선약이 있다고 다른 날로 해야된다고 하는 습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 답장 - 읽씹을 제 삶에서 지워버렸습니다. 메일을 받으면 ' 잘 받았다', 메신져를 받으면 ' 잘 받았다, 몇시 몇분 어떻게 답장을 하겠다' 라고 거래처, 친구들에게 시작했습니다. 가령 서류수정을 요청하거나, 질문을 하거나, 무언가 요청을 하면 꼭 언제까지 주겠다고 답장을 하고 그렇게 해줬습니다.
4. 정직함 - 거짓말을 지워버렸습니다. 현지 사업 같이 하는 파트너, 현지 업체에게 정말 모르면 모른다, 할수 없으면 할수 없을 것 같다고 하고 일도 많이 거절했습니다. 대신, 돈을 받는 일, 돈을 받아야 되는 일, 의심이 되는일(외상을 줄때), 걱정이 되는 일(약속을 잘 지킬지 예상이 안되는 업체와 일을 진행할때)들을 모두 파트너에게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업체에게도 정말 있는 그대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현지 파트너도 왜 그렇게까지 솔직하게 오픈을 하느냐 이런 걱정이 많았습니다.
위에 1,2,3,4번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작년엔 정말 되는일이 없고, 우울하고, 힘든 한해였습니다. 올해는 거짓말 처럼 현지 업체들과 해외 파트너사들이 저에게 모든 일들을 주고, 계속 새로운 일들이 들어옵니다.
Remark :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같이 일하는 동료들, 그랩 기사들, 아파트 경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늘 먼저인사하고, 웃고, 안부를 물어보았습니다.
이 시간이 1년 정도 지나니, 거짓말같이 사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갈길이 너무 멀고, 해야할 일도 너무 많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한국 사람들이 와서 보여줄 수있는게 위에 있는 태도들이 포텐셜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지에 한국 사람들 중에도 믿음이 가고, 정직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찾기 어렵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같이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 파트너, 거래처 사람들에게 이런 신뢰 받는 사람이 되고나면 정말 특별하게 대접받습니다. 한 부자 거래처 사장은 저에게 A4용지에 당신이 보여준 투명함에 정말 감사하다고 책과 함께 편지를 써서 주더라구요. 내가 그러고나니 현지 친구들, 직원들, 만나는 한국 사람들 모두 정말 믿음직한 사람들만 계속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쓰고 나니, 요새 말로 영꼰대, 젊은 꼰대, 밀레니엄 꼰대 같네요. 어쨌든 인도네시아 정직함으로 직장생활, 사업 돌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