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생활 3년차 주재원입니다.
처음에는 이 나라의 모든 것들이 답답하고 느렸지만,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니 적응보다는 어떻게하면 이 병신같은 나라에서 한국으로 탈출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합니다.
이 나라의 모든 프로세스가 비합리적으로 답답하게 느리고 결국에는 안되는 경우가 많고,
공무원들은 머리속에 어떻게 하면 한국회사에서 돈뜯어낼까 하는 생각만 하는거 같습니다.
이 나라의 규정은 수시로 바뀌고 미리 공지도 안해서 손해보는게 일상사입니다.
이제는 (한국계)컨설팅 안믿습니다.
교민 어르신들은 ‘내가 인니에 OO년 살았네’ 로 시작해서 뭐이리 인맥부심이 심하신지 모르겠군요. 다들 한국대사관, 한국OO협회를 포함해서 인니의 정치인, 장관, 군인, 경찰을 한둘씩 친구로 두신 듯 합니다.
일을 하다보니 현지인들(현지기업들)은 한국기업을 호구로 본다는 생각과 불신이 깊어졌습니다.
또한 협력업체들(교민기업들)도 처음에는 같은 한국인이라고 믿었지만, 현지인들과 다를바 없이 방심하면 사기치는게 일상사입니다.
그러다보니 협력업체들(교민기업들)에게 더 악랄하게 대하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먼저 온 선배 주재원들도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지만, 지금은 주말마다 골프장가서 캐디랑 낄낄대는 꼴을 보니, 이게 한국에서 인정받던 선배들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업무 이후에 저녁자리에서는 선배들이 골프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서, 나이먹으면 모아둔 재산은 없는데 골프부심만 부린다는게 보여집니다.
한국복귀하면 자기돈으로 치지도 못할 골프를 인생걸고 미치는데, 저럴려면 회사 그만두고 차라리 프로준비라도 하지.
주말 하루는 골프(캐디)-술(포차) 그리고 하루는 가정에서 좋은아빠 좋은남편 코스프레.
한국에서는 식당가서 주문하면 주는대로 먹던 선후배분들이 자카르타 한식당만 가면 서비스타령에 음식맛에 대해서 왜이렇게 예민하지 모르겠네요.
항상 저녁은 한식당(혹은 횟집) 그리고 협력업체들(교민기업들)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라오케 코스, 이젠 지겹다 못해서 하나의 저녁문화인듯 합니다.
접대받아 공짜로 놀더라도 제대로 돈이라도 뿌리면서 놀던가, 현금없어서 팁줄때는 다들 눈치만 보는 어이없는 분위기.
가정있는 젊은 후배 주재원들은 계집질에 미쳐서 다들 애인이 한둘씩은 있는거 같네요.
내일 또 새벽부터 일어나 덜컹거리는 도로로 출근할 생각에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얼릉 시간이 흘러가버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