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술 취해 잠들다가 새벽에 깨서 시원한 물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무심하고 고요한 어둠 속에서

이유 없는 목마름의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습관적으로 잠을 깨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이성에 대한 가슴 속에 벅차오르는 육욕에 대한 갈망으로 깨는 경우일 것이다.


이럴 때는 냉장고에서 시아시가 잘 된 달콤하고 시원한 수박을 한입 크게 베어 물면

입속에 시원하고 달콤한 과즙이 혀 속을 맴돌게 되는데 그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다, 잊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잊고 있었다.


험준한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뛰노는 산양에서 갓 짜낸 우유처럼 뽀얗고 하얀 수박 젖가슴에 얼굴을 박고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에 갈증난 고행자가 물을 마시듯이 거칠게 빨아재끼던 그 추억을 
잊고 있었다.


5년 전 자카르타의 더운 대낮 날씨에 에어컨도 없이 작은 꼬스에서

땀으로 흥건한 서로의 육체에 취해서 쾌락에만 의지한 그 갈증의 해소를...


그녀를 처음 만난 건 MOI의 작은 카페였다, 아니 만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나를 발견한 것이 맞다.

그녀가 조막만 한 작은 두 손으로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 머신에 내리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날의 나는 발정난 숫퉤지처럼 그녀의 순수함에 취해서 아름다운 상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저 작은 두손이 나의 소중이를 잡고 아기처럼 작은 입으로 딥쓰롭을 하는 상상에 빠져 나 홀로 엷은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