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마네 반고흐 존 콘스터블 같은 작가들의 그림보다 사실 이 그림을 보러 간 것인데, 숨이 턱 막혔다. 내 아내가 정색하면서 오버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버한 것이 아니었어.
그의 삶의 흐름을 조금이나 알고 있었고, 사진으로나 보던 그림을 내 앞에 마주하니까, 아찔하더라.
그림은 렘브란트 판 레인이라는 네덜란드 출신의 바로크 시대 거장인데, 부잣집 처자와 결혼하고 초상화가로서 이름을 날려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자신의 작품에 대한 투자라며 각종 비싼 소품들과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구입해대는 사치로 돈을 많이 썼고, 당시 종교적으로 사람들의 인식과 취향이 달라지니 렘브란트의 작품은 팔리지 않아 빚이 많아져 저택을 비롯한 자신의 전부를 팔아야 했지. 곧이어 아내와 아들도 병으로 죽었지. 아내가 죽으니 가난해진 것이야. 저 자화상은 지병으로 죽기 몇달 전에 6대 중반에 접어든 스스로의 모습을 그린 것이야.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붓을 놓지 않았지.
표정이 담담하지?
전시된 그림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폰카는 역시 원화의 색감을 포착하지 못하더라, 죄다 싸그리 내 소유로 만들어 두고두고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