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자카르타 도로위에서 긴 시간을 보낼 때면 성욕을 어떻게 해결할 지 사소한 곤란을 겪게 되었다.
야근 후 집 도착 시간 아홉시는 꽤 애매한 시간인데 와니따를 찾아 클럽을 해매기에는 그렇고
그렇다고 이대로 혼자 풀기에는 너무 괴로워 고민을 하다 며칠동안 집 앞 마사지샵을 가서 해소 하고는 집에 들어갔고
오늘은 그마저도 지겨워 가벼운 장난감을 이용하여 해소하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직업여성들이 내 성욕을 달래줄 수
없었다. 성욕이 미쳐 날뛰면 공장내에서 이런 저런 잡념에 휩싸여 속으로 투덜거리다가 곧 잘 실수를 하여 몇번이나
"permisi?"를 반복하였다. 그래도 근무 마칠 때 까지 용케 견디었으므로 좀 더 참고 제대로 된 와니따를 만나야 겠다며 걸음
을 재촉하는 순간 집 앞 사떼아얌을 파는 와룽 처자의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옷 사이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나를 지나치
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재료가 다 떨어져 문을 닫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아쉬워 하는 나의 눈빛을 그녀는 용케도 어찌
알아 챘는지 사떼 대신에 마르따박을 해주겠다며 구석진 자리에 나를 앉혀 놓는다.
엉덩이살이 보일락 말락한 짧은 반바지를 입은 그녀는 일반적인 와니따보다 개방적이였고 좋은 몸매를 하였지만
하루종일 뜨거운 열기와 고군분투 하였기에 머리와 얼굴에는 땀과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오늘의 고생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케 할수 있었다.
땀범벅이 되었있던 그녀의 허벅지에는 모기들이 휴식을 취하고 갔기에 빨갛게 물들어버렸고
요리 중 짧은 바지 안쪽에 손을 집어 넣어 긁어대기도 한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하였지만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근무 내내 참아왔던 나의 성욕이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 흥분을 이끌어 내었고 그녀의 땀 냄새가 물씬 풍기는 순간
내 후각은 모조리 마비가 되어 버렸던 것을.
그리고 그때 한 입 덥석 마르따박을 베어 먹는 순간 그 맛은 잊을 수 없었다. 마르따박의 참 맛은 바로 갓 만들어 내어 김이 모
락모락 오르는 따뜻한 그것을 바로 한 입 베어 먹는데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치 않으리라.
맛있냐며 묻는 와니따의 목소리에는 지쳐 있을거라고 생각 했던 내예상과는 달리 은쟁반에 말똥 구르듯 맑고 청아하였다
이미 벌써 오감중에 미각 후각 시각 청각을 만족 시켰지만 촉각이라는 마지막 퍼즐조각을 완성시키지 못하였기에 식사 내내
아쉬운 마음으로 그녀를 쳐다 보다 이내 말을 건냈다.
"이름이 뭐니?"
"아유"
"미안해 아유 나 때문에 너가 집에 늦게 가는구나"
"내가 당신을 대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그게 내가 하는 일 인걸요."
어렸을때 부터 과학시간만 되면 잠이 들곤 했던 나는 과학에 대해 문외한 이지만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우리 삶에
어찌 적용되는지 밤 1시가 지나 몸소 느낄수 있었다.
3시간동안의 이런 저런 영양가 없는 대화 였지만 대화가 길어질수록 단내나는 마르따박이 주는 포만감과
와니따의 보는것만으로도 맛깔스러울 것 같은 짙은 갈색 피부에 뽀얗게 베어 나는 땀방울에 , 살포시 손 대기도
황송스럽도록 풍부한 지방의 젖가슴을 보자하니 더욱 치명적인 유혹의 밤이 되고만 싶었다.
밤이 깊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내일을 위해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려고 낡아버린 나무 의자에서 일어서는 나를 보며 묻는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보고 싶을거야 아유. 즐거웠어."
"가지마요. 밤 공기가 차요"
"그치만 지금도 추워"
"따뜻하게 해줄게요"
내 품에 그녀가 안기었다.
155cm정도로 밖에 안되는 작은 체구의 이 꼬마 아가씨가 내 심장에 거대한 불을 지피었기에
오감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있었고 다음날 한결 여유를 찾은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자카르타 도로 밖을 스쳐 지나가는 저 많은 사람들에게 이 우기가 산뜻했으면 좋겠고 1년 째 끌고 있는 있는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따뜻한 마르따박 한 조각에 깨끗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