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꼰대글에 댓글로 주저없이 욕박는 형이 왜 욕박는지 그 기분을 알거같음. 그랬다고 그 형이 잘했다는건 아님.

지금 한국 취업 어려운건 다들 들어서 알고 있지? 근데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어려운지 어디까지가 어렵고 어디까지가 쉬운건지 제대로 아는사람 있냐 이거야 비교 대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교를 하는것 자체가 존나 건방지고 오만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내가 20대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데 결국 나한테 돌아오는건 불합격 통보하고 뼈저리게  냉혹한 현실 뿐이였지 그래 누구든 그렇게 열심히 살겠지. 근데 한국에서 취업이 안되면 도피성으로 다른나라 가서 취업하면 안되는거야?


(바로 결론은 밑으로 내리셈)

일단 내 얘기를 좀 들어봐 내 자랑도 아니고 내가 20대 내내 겪었던 스토리임

본인은 걍 공부 어찌어찌 해서 중경외시중 하나에 붙었음. 근데 우리집이 잘사는건 아니라서 첫학기 학자금 대출 박았음. 그때부터 알바+공부로 겨우겨우 버텼는데 첫학기 끝나고 다음학기 학비를 내야되는데 300만원이나 부족하더라 진짜 짜증나서 죽을거같았음. 돈 더 빌리고싶지도 않았어. 처음 일하고 공부하고 병행하다보니까 성적도 그리 좋은편이 아니라 장학금도 못받았음. 진짜 부모님한테 얘기해야하는데 부모님도 힘든거 아니까 얘기도 못하고 결국 교수님 상담 하고 휴학계 냈다. 그렇게 1년동안 죽어라 일해서 겨우 모은게 1500이더라. 복학하려니깐 군대 압박이 오더라고 결국 1500 예금박고 공군 입성함.

나때는 끽해야 몇만원이였어 그거까지 모으고싶었는데 그 개같은 군대안에서까지 절약은 못하겠더라. 그나마 할수 있었던건 내가 관제병이라 올비비 근무였는데 나머지 쉴때는 전공공부 할수 있었고 선임들도 다 인서울 다니는 사람들이라 서로 지랄하고 그런것도 없었던게 제일 운이좋았음.

그렇게 전역하고서부터는 알바말고 대리운전을 했음. 그냥저냥 쏠쏠했다 그렇게 3학년까지는 잘 조절해서 다녔던것 같아. 4학년때 또 돈이 없어서 문제가 생겼음. 근데 학자금 처음에 받은것도 아직 다 못갚았는데 시발 돈빌리기가 너무 싫은거야. 장학금도 반액밖에 못받아서 결국 1년 또 휴학하고 돈모아서 졸업했음.

졸업하니까 나이 27살이더라 내가 만19살에 대학가서 7년동안 조옷빠지게 했는데도 27살 졸업임. 남는거 학자금 대출 200만원이랑 학사 4.1 자격증 몇개 토익 850정도 이걸로 원서 존나게돌렸지 진짜 죽기살기로 돌렸던거같아. 하위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 상위까지 싹다돌림. 아직도 기억함 내가 총 제출한 이력서 원서 숫자가 304였음.

근데 서류면접 통과라고 회신이 오는건 끽해야 21곳이였음 ㅋㅋ 그것도 면접일자 잡혀서 면접보라고 하는건 그 반수. 나 중견 하나랑 중소 상위 딱 두곳이였음. 내가 통과한 S건설하곤 조건이 너무 안맞고 내가 해야하는 일하고도 너무 달라서 결국은 취소났고, 중소 상위도 S건설이랑 복작복작하는통에 딴사람 합격시켜서 연락두절됨 ㅋㅋ

이짓거리를 1년 내내 하고 면접보면서도 온갖 이상한 꼬라지들을 너무 보니깐 정신적으로 문제가 올것같더라라. 나중에는 그냥 시발 포기하는 마음으로 킨텍스에서 하는 직업박람회 정장입고 가서 걍 싹다 박았음 ㅋㅋ 거기 가보면 구직자들 휴게실 같은것도 있음. 머 준비하고 연습하고 서로 공유하고 그런자리에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하고도 얘기 많이 해봤는데

주변에 구직하는 사람들보면 적어도 나보다 다 두세살은 어리더라. 진짜 존나 회의감 들었음. 나도 어디가서 스펙으로는 안빠진다 했는데 다 서성한 이상에 토익도 거의 만점자들 투성이고 고대 법대 수석 졸업한 아재색기 시발 왜 킨텍스에서 얼쩡거리는지 진짜 영문을 몰랐음. 그냥 결론은 고학력 고스펙이 니네와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진짜 엄ㅁㅁㅁㅁㅁㅁㅁㅁㅁ청나게 많은거야 나같은새@끼는 그냥 잡초일만큼

한 두시간 벙쪄있다가 다른데 면접 봐봤자 걍 연락주겠다는 말만 하고 어차피 안될거같으니깐 걍 일본쪽 부스 가서 중학교때 배운 일본어로 씨부렷음. 지금생각하면 드뎌 미쳤었던거같음 접수하는 인원도 나보고 일본어 못하는데 머라머라하니깐 어이없어하더라 일단 지금 한산하니깐 접수는 받아주겠다고 근데 일본어로 써온 이력서는 없냐는거야 그래서 없다고 했지. 그랬더니 존나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거임 그래서 혹시 영어로 된건 안되냐고 했더니 그거라도 가져오래서 냈음. 자기소개서는 영어로 된게 없어서 나중에 제출하겠다했음.

한 20분있다가 부르더라 안쪽 부스에 들어가니깐 한국사람 1도없고 3명이 앉아있는데 다 일본사람임 그중에 한명만 영어할줄 알고, 나보고 일본어로 머라머라 물어봤음. 대충 듣기는 되는데 말을 잘 못하니깐 쉬운 일본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그냥 내 최선을 다해서 더듬더듬 얘기했음.

그러다가 토익보고 영어잘하냐고 물어봐서 영어는 가능하다고 해서 그담부터 영어회화로 면접봤음. 일본어도 못하면서 여기 왜왔냐. 일본에서 일하게 될텐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그냥 사실대로 말했음. 사실 한국 면접 다떨어지고 취업도 안되고 해서 될대로 되라라는 심정으로 왔다. 일본어는 배우면 금방 할 수 있다. 내 전공에 맞는 일을 시켜주면 난 잘 할 자신이 있는데 다들 나를 서류로만 평가하고 내가 20대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는 관심이 없는것 같다. 라고 했음

그러니까 그사람이 내 얘기를 들려달라는거야 어떻게 살았는지 영문 일문 자기소개서가 없으니까 그냥 영어로 말했음 그동안 머 어떻게 일하고 알바하고 그렇게 해서 나왔더니 이나이가 되더라. 3사람이서 굉장히 잘 들어줬음. 반응도 좋았고.

근데 그 후에 중간에 있는 사람 입에서 나온 얘기는 솔직히 굉장히 냉혹했음. 잘 들었고 누구보다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대다수의 기업들은 당신을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는거고, 당신은 일본어를 못합니다. 합격하면 일본에서 일해야할텐데 일본어는 어떻게 할것이며 취업에 따른 제반비용이나 사항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당장 취업이 급해서 그러는것이라면 우리는 더이상 XX씨와 함께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더군

내가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뒤에 밀린 사람도 있는듯 해 보여서 그럼 시간을 좀 달라고 했더니 그러래 정리 되면 접수처에 얘기하라더군 글이 너무 길어지니깐 요약할께. 여기서 난 할수 있다고 했고, 그냥 근거없이 3개월안에 일본어 자격증 젤높은거 따오겠다고 질렀지. 그러더니 그 사람도 그럼 좋은 소식 주겠다고 하고 끝났음.

그후 1주일 뒤에 합격 메일이 왔는데 시발 일본어를 못해서 그게 내 동기한테 보여주기 전까지도 합격인줄도 몰랐음. 미친듯이 일본어 파고 수속해서 입사하고 지금 동남아 관련 수출입업무 본지 3년이 지났다. 일도 그냥 미친듯이했음. 걍 집에도 안가고 내가 회사고 회사가 나인 회아일체의 경지가 되니깐 알아서 연봉올려주고 직급올려주고 지금은 칼퇴해도 아무 문제없을정도로 존나 무난하고 행복하다. 곧 벳또남이나 인니로 주재원 갈생각 있냐고 하던데 그거때문에 인도사랑 알게되서 눈팅하는중이다.




지금 나도 한국 안들어간지 4년이 다되가지만 내때만 해도 진짜 존나어려웠어 미칠정도로 지금 후배들 얘기들어보면 걍 구직시장 자체가 굳어있음.

그리고 내 자랑 아니고 현실이 그렇다는거야. 내가 강북 단일 명문 학군 나와서 인서울 대학까지 여러 분야에 친구들 두루두루 있는데 초절정 고스펙 고학력인데도 불구 취업이 제대로 안되서 힘들어하는 애들도 진짜많아. 이미 신병비관해서 자살한 친구만 벌써 3명이고. 진짜 힘들다 형들이 상상하는것 그 이상으로

어렵게 어렵게 취업길을 여는 사람은 한국 취업시장에 대해서 잘 알지도못하는새끼가 저런식으로 씨부리면 진짜 존나빡친다 ㅋㅋ 아니, 애초에 헬반도 구직시장에 제대로 발을 내딛어본적은 있나 모르겠네

인니에서 얼마나 일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리 훈수둔다고 하더라도 그딴식으로 얘기하는건 아닌것같음. 욕박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