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나는 아버지를 통해 세상을 배웠다.

오락실가려고 우유급식비 삥땅치다 걸려서 회초리 존나 맞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라고 가르치셨다.

그래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게 내 인생의 중심이 된듯하다.

근데 부동산 운은 없으신지 주변사람들 다 집 한두채씩 가지고 계신데 우리 아버지만 없다.

그렇다고 우리집이 돈이 없고 못살았냐?하면 그런것도 아니다.

우리 부모님 집안사람 주변지인 도와주다 떼인돈이 많다.

서로 떼이셨으면서 누가 더 떼였나 자식들에게 서로 흉보신다.


아파트는 삭막하고 정없다고 안사시고 주택은 한번 살려다 틀어지고 

무슨 집값이 내려가니 어쩌니 하다가 결국 이날 이때까지 안사셨다.

민주당 정치인이 집값 잡는다고 내려간다고 했단다, 내가 민주당을 존나게 싫어하는 이유다. 

사실 그냥 본인의 행동을 변명하고자 하시는 애기겠지만, 2000년에 관악구 미분양 난 

30평 대 아파트 1억2천주고 어머니가 사려고 했는데 호통을 치셔서 못샀다.

2004년엔 잠실 주공 어머니가 사셨는데 4천만원 떨어지니까 호통치셔서 급하게 팔았다고 한다.

뭐 대출이자 때문에 파셨다 하는데 솔직히 같이 투자한 이모가 자기가 돈 빌려줄테니까 끝까지 가지고 있으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쌩난리를 치셔서 팔았단다, 그거 지금 20억이다.


2013년에 전세집에서 나가라 해서 집사서 나가자 했는데 아버지가 어디 거지 같은 평수만 넓은 

80년에 지은 주택 2층을 혼자 덜컥 계약하고 오셨다.

2년만 살다 집사서 나간다 하시더니 그 이후로 부동산 한번 안들리셨다.

이제는 집값이 너무 올라서 못사신다고...

전에 살던 집은 샤워 맨날하고 가족들이 물을 엄청나게 썼는데도 한달에 4만원정도뿐이 안나왔다,

근데 여기선 인원수대로 계산해서 돈낸다고 10만원이 넘게 나오더라.

오래된 집이라 녹물이 가끔 나와서 물도 잘 안쓰는데..


집도 샷시하나 안바꾸고 그대로라 외풍 졸라 심하고 나중에 들었는데 화장실에 세면대도 없는데 

부동산아저씨가 그래도 세면대는 있어야 하지않겠냐 해서 달아줬단다.

들어오고 2년밖에 안됐는데 보일러가 고장났다. 

바꾼지 몇년밖에 안됐는데 고장났다고 우리보고 고치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가 돈주고 고쳤다.

전기선이 오래되서 죽었는데 그것도 우리보고 고치라고 하더라 아버지는 남 애롭다고 그냥 30만원주고 고치셨다.

천장에서 물새는데 씨발 주인할머니가 자기네 돈없다고 좀 우리돈으로 고치라고 했단다.

내려가서 쌍욕 박으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말하신다고 해서 참았다.

왜 우리가 돈내냐고 하시는게 아니라 우리 돈 없다고 읍소를 하시더라.

그래도 집주인이라고 꼬박꼬박 인사하고 명절날 음식도 가져다 드리고 했는데 별로 반기지도 않더라.

아들 결혼한다고 축의금 하신다는거 그런거 뭐하러 하시냐고 그랬더니 이웃간에 그런게 아니란다.

당장 몇만원도 아까워서 지들 돈 안쓰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이 꼴 보기 싫어서 이즈음 독립했다.


이딴 집을 10년을 더 살고 계신다.

몇달전 집주인이 전세금 올려달라고 왔다지분 관계가 복잡해서(자식 4명이 나눠가짐) 전세금 제대로 못받을거 같으니

(지하사시는분 세입자 안구해져서 몇달간 돈 못받음) 수리안해주면 나간다고 하시라 했는데 그런다고 하시더니 

아무소리도 안하시고 가만히 계셨나보더라.

갑자기 집주인 오더니 계약하실거냐고 지보다 나이 한참 많은 아버지한테 다그치길레 대판 싸웠다.

수리 하나도 안해준다고 하길레 그럼 계약 안하고 나가라는 뜻이냐니까 아무소리 안하던데 나는 

아버지가 '그냥 이런 수모를 겪으셨으니 나가겠다' 하실 줄 알았는데 그냥 사신단다.

무슨 씨발 사이비 종교단체에 홀린것도 아니고 당췌 이해할 수가 없다

부모님 두분 번듯한 곳은 아니어도 그래도 신축빌라 정도는 사셔서 가실 수 있는데 그것도 싫으시단다.

그렇다고 아파트 사시라고 덜컥 돈 보태드릴 형편도 아니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신분들이 집한칸 없는게 억울하고

그 좋은 기회 다 날리신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서 이렇게라도 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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