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장이랑 밥먹다가 포워딩 이야기가 나왔는데 상당히 부정적이었음. 이유는 초봉이 적고 진입장벽이 낮으며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하니 중간관리자가 없다는거였음. 물론 장점은 자카르타나 수라바야 같은 큰 도시에 살 수 있다는거였고.
근데 나는 포워딩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게 버텨서 경력쌓으면 길이 넓어지는 인니 내 몇 없는 업종 중 하나라 생각함.
물론 초봉은 낮다는 건 아쉽지만 인생 길게 보면 초봉이 다가 아니라 오래 일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게 중요하다고 봄.
나 포함 많은 20~40대가 공장에서 일했을 때 한국가서 뭘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보는데 사실 한국엔 경공업이 거의 전멸이라 인니 공장 경력을 인정받긴 불가능하다고 봄.
단순히 돈 많이 받고자 일한다는건데 한국 안돌아갈거라면 모르겠지만 어중간한 40대에 돌아가는거라면?
모아놓은 돈 금방 날리고 나이 먹은채로 쌩신입으로 들어가 연봉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그렇다고 평생 인니에서 살 엄두가 안나는 것도 사실이고.
근데 포워딩은 경력 쌓아놓으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직장 구할 수 있고 연차 쌓이면 공장직보다 훨씬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나중을 봤을 땐 나쁘지 않은 옵션이라 생각함. 영어만 공부한다면 유럽이나 미국,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고.
하지만 인니 공장은 점점 중부로 들어가고 있는데다 굳이 경력 살려서 어떻게든 이직한다 해봤자 인도, 방글라, 아프리카 아닐까.
스트레스 측면에서도 포워딩이 고객사 욕받이라 하지만 결국 공장도 틀딱 내리갈굼이 항상 존재해 추노 한국인이 많은 걸 보면 이 업종에서 버티고 살아남았을 땐 훨씬 더 많은 기회와 경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듦. 급여도 오르긴 할꺼니깐.
요약해보면 지금 20~40은 거의 70까지 일을 해야할텐데 20~40때 고생한다 생각하고 포워딩에서 버티면 70까지 경력살려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훨씬 많다고 봄.
돈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각오를 지닌 사람이라면 포워딩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게 내생각임. 당장 돈을 보냐 아니냐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뒤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니깐.
참고로 부장한텐 차마 말 못했지만.. 초봉이 적고 진입장벽이 낮으며 일과 스트레스가 많아 중간관리자가 없다고 했던 부장이 생각하는 포워딩의 단점.. 이거 인니 대부분 공장에서도 해당되는거 아님??ㅋㅋ
우리 회사 이야기하는 거에요?라고 묻고 싶었으나 발작할 부장의 모습이 그려져 입닫고 밥만 쳐먹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