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오더 단가가 오르지 않은 탓, 현지 임금 상승 탓도 있지만,

2010년대 중반에 청년들 쏟아져 들어온 탓이 크다고 본다.


우선 10년 동안 오르지 않았다는 게 이상하다는 편견을 지워.

임금이 매년 오르는 게 정상이라고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근거는 매년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야.

근데 애초에 인니 한국인 급여 책정은 당시 한국 급여를 감안했지만, 한국과 인니 물가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었어.

그 정도는 줘야 갔고, 그 정도는 줘도 남으니까 그 정도 준 거야. 중동 건설붐 때 근로자 임금 책정이나 비슷해.


당시 한국도 좆같았는데 그런 한국보다 더 열악한 곳을 간다는 건 실제로 생명의 위협도 걸려 있었어.

정보가 닫혀있던 시절이라 선진국이 아닌 외국 생활에 대한 미지의 공포도 있어서 심리적 거부감이 더 심했고.

전쟁터 가는 것 마냥 온가족이 울고 그랬어. 떠나는 사람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갔고.

그러니 많이 줬지. 그 정도 안주면 안가니까. 지금으로 따지면 원양어선급?


근데 이제 세상이 변했네? 정보가 개방되다 보니까, 미지의 공포가 사라졌어.

좆같긴 한데 만만해. 대충 예측이 가능해. 거기다 한국 취업 시장이 좆같아. 수요 있고 비싸게 팔린다는데 가야지.

2010년대 전후에 이미 UI BIPA 초급반 한국인 비율이 80%에 육박했어. 거기까진 그럭저럭 수용이 됐는데 스노우볼이 구르네?

지금 별별 대학들에 BIPA 과정이 생긴 건 수요가 있으니까, 돈이 되니까야.

2010년대 중반, 아마 2014년쯤부터 인니어 좀 한다는 한국 청년들이 쏟아져 나왔지.

가관이었어. 평일 낮시간 찌까랑 싱아라자에 젊은 애들이 몇 명씩 몰려다니며 PC방 갔다가 당구장 갔다가 밤에 술취해서 현지인 창녀 양다리에 서로 자기 여친이네 주먹질 하고.

걔네들 대부분이 어학은 배웠는데 일자리 못구했거나, 개새끼 회사 들어가서 몇달 이용 당하다 떨려 나온 처지였지. 한국은 차마 못가고 어떻게든 비벼보려고 떠도는.

이건 곁다리 얘긴데, GYBM 인니 1기가 2015년인가 그럴 거야. 그리고 GYBM 인니 설립 비하인드 스토리를 내가 좀 알지.

세상 일이 공교로울 때가 은근 많은데, 그냥은 거의 없다? ㅎㅎ


자아, 회사 입장에서는 이제 많이 안줘도 되네? 하겠다는 놈들 많잖아.

인도웹에 세전 월급 2천불 걸고 신입 뽑는다는 구인글 올라오기 시작한 게 그 무렵이야.

그전엔 그런 글 거의 없었어, 어쩌다 올라오면 자게판에서 업체명은 빼고 까는 글 올라와서 다구리 맞았지. (나도 두어번 올렸다.)

그 무렵부터 경기 어려워진 탓, 현지 최저 임금 상승 탓도 있지 않냐 하겠지만 글쎄다, 회사가 어디 돈 많이 번다고 직원들 월급 잘도 후하게 주는 곳인가.

천조를 벌어도 직원에겐 이 돈 받아도 일하겠냐 최저점을 지향하는 게 회사잖아.



지금은 한국 최저 임금보다 적게 주는 곳 있는 건 한국의 물가와 최저 임금이 꾸준히 올라서 그렇게 된 거야.

인니 한국인 임금은 한국 상황이나 인니 물가와는 별개로 철지히 구직자 수요 공급으로 등락하는데 지금은 공급이 넘치는 거고.

그냥 내 생각이 그래.


몰려든 청년들 비난하는 건 아냐.

내 치킨집 근처에 다른 치킨집 생기는 건 내 손님 뺐겠다고 달려든 거니 죽자고 싸우겠지만, 이건 그런 경우가 아니잖아.

추워서 양지 바른 곳에 몰려 드는 거 짜증낼만큼 삭막하진 않아. 면접보는 입장이었지, 경쟁 상대도 아니었고.

짬밥 좀 먹고 올라오는 바람에 빡세긴 했다. 가성비 따지면 내가 비싸잖아. 경험 좀 떨어져도 싼 놈들로 바꿔야 전체 임금이 떨어지지. ㅋㅋ

뭐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