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은 아니지만 꽤 자주 인도사랑에 들어와 가끔 재미있는 글을 찾아 헤매는
아주 약간 나이 있는 지나가던 행인 1이야
지인들 외에 반말로 타이핑을 한 적이 없어서 저 첫 줄을 높임말로 썼다가
영 느낌이 안 나와 지우고 다시 반말로 쓰는 건데 이거 은근 중독성이 있네ㅎ
가끔 필력 있으신 분들도 계시고 가끔 거의 손으로 배설을 하는 듯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난 필력은 없으나 배설 또한 하지 않는 글을 끄적거려 볼까 하여 키보드를 꺼냈어
난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다가 의도된 계기로 주재원으로 들어와서 벌써 10년차가 됐고
여기 분위기 상 미친 넘인가 싶겠지만 주재원으로 있다가 아예 여기 정착을 해 버렸어
혹시나 해서 하는 얘기지만 양친 모두 건강히 한국 거주 중이시고 사이 좋아
이유가 뭐냐라고 물으면 어버버할 정도로 딱히 뭐가 있는 건 아닌데
그냥 마음이 가더라고. 전생에 인니인이었나
어쨋든 오늘 유난히 한가하고 그래서 올해가 벌써 10년차가 된 걸 자각하고
마음이 동한 김에 한 가지 얘기를 끄적거려 볼까 해
전적으로 내가 보고 느낀 걸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주 개인적인 사견이라는 건 꼭 감안해 주길..
다들 인니에 살고 있을텐데 여기 분위기가 자유연애라 그런가 이런 주제로 된 글이 없는 거 같더라고.
그래서 꽂힌 "국제결혼.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주제로 키보드 좀 두들겨 볼게
혹시나 현재 인니 여자친구하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까 싶어
가끔 대사관에 가면 혼인신고 하러 온 커플을 자주 보는 거 같아. 한 2 ~ 3 커플은 꼭 보는 거 같은데
확실히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다는 느낌이야. 근데 그 중 상당 수는 끝이 좋지는 않은 거 같아
끝이 좋지 않은 커플과 나를 비교해 볼 때 3가지 정도에서 차이가 있는 듯 하다는
느낌이 와서 끄적거려 볼게
첫째, 결혼까지 하고 싶으면 의사소통은 최소한 자유자재로 하고 나서 해
그렇게 안 되면 일단 좀 참고 더 공부하든 여자친구를 빡세게 굴리든 하는게 좋을 듯 해
여자친구가 인니어 밖에 못해. 그럼 너가 다른 사람들한테 "와 너 인니어 현지인만큼 잘한다" 이 얘기 들을 때까지
빡세게 구르고 여자친구랑 너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다 돼면 괜찮아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명확히 기준을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본인이 "자유자재"가 되느냐는 아마 스스로 느끼지 않을까?
언어라는 건 마음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야. 영어가 됐든 인니어가 됐든 한국어가 됐든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면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어
그런데 가끔 결혼하겠다는 커플들을 만나보면 이 부분을 굉장히 간과하더라고
번역기는 아주 가끔 써요 라고 말하면서 머리 긁적이지 마
내 경험 상 이거 진짜 굉장히 아주 중요해
둘째, 꼭 부모님의 축복을 받는 결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요즘엔 좀 덜하던데 아무래도 기쁘게 맞이하는 부모님들도 계시겠지?
그런 면에서 우리 부모님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지. 그 속이야 모르겠지만..
부모님이 반대해도 죽어도 해야 겠다. 그러면 죽을 수는 없으니 해. 그런데 미안한 얘기지만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국제결혼은 가족과 가족 간의 결합이 아무래도 어려워. 일단 대부분 멀잖아? 그리고 너 가족 구성원이
영어든 인니어든 유창한 경우가 많겠어? 적지않은 커플을 봐 왔지만 딱 한 커플 봤다
서로 얼굴 맞대고 살 거는 아니겠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얘기 들어보면 그 상실감이 의외로 크대
그게 또 결혼생활의 끝을 보게되는 이유가 된다 하더라고
서로 피곤해지니 혹시 반대하시면 설득해서 축복 속에 결혼을 하는게 좋을 거 같아
셋째, 금전적인 부분은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선을 긋고 해. 이 나라 가족이라고 부르는 범위가 넓은 거 알지?
한 번 끌려들어가기 시작하면 너 입장에서는 개미지옥이야. 월급이든 불로소득이든 너가 꾸린 가정에서 움직이는
돈의 흐름은 너가 쥐고 있어야 돼. 근데 잘 보고 해. 나처럼 너무 선을 긋고 들어가서 장인어른한테
"넌 도움 필요없지? 하하하 내 가족 중에 내 돈 안 가져가는 사람은 너 밖에 없어. 사위가 최고야"
이런 얘기 듣고 울지 말고.
난 지금까지 지금 와이프랑 결혼한 거 단 한 순간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
지금 아줌마 됐지만 아직 이뻐
애기 잘 키워
준 용돈 모아서 투자 잘해
음식 잘해
더 쓸 수 있는데 참아 볼게
아직 나는 한국에 들어갈 생각이 없어. 나중에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그래
그래서 난 인니에 살고 있는 거에 대해서 생활 면에서는 전혀 불만이 없는데
서두에 얘기했지만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내 와이프인 거 같아
난 결혼을 굉장히 장려하는 편인데 가끔 위에 끄적거린 얘기를 곱씹어 보면
좀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한 번 끄적거려 봤어
인도웹은 재미도 없는데
인도사랑이 가끔 지나가다 만나 들르게 되는 인도마트와 같은 곳이 되면 어떨까 싶네
언제 다시 마음이 동해 글을 끄적거릴까 알 수는 없지만
인도사랑 보면서 한 번 쯤은 이런 글을 쓸까 싶었는데
이만 키보드를 다시 넣어볼까 해
그럼 난 이만 또 가던 길 가 보도록 할게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