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82년생 서울대학교 06학번 입니다. 

제 원래 나이대로의 학번대로라면 01학번이어야 하니까 저는 6수를 해서 대학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장수하시는 분들! 가끔 저런 고민하신다는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자로써 말씀드리자면 본인 스스로의 '피해의식' 만 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일단 서울대학교의 분위기는 서로 '존중' 하는 분위기 입니다. 몇 수를 해서 들어왔던 입학 과정에서의 엄청난 어려움 겪었다는 사실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은근한 동질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령 낮은 수능 점수임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쉽게 입학한 학생들 중엔 '존중' 의식이 없는 학생도 더러 있기는 합니다.) 또 서울대학교의 분위기 자체가 개인주의적이기도 해서 일찍 들어왔던 늦게 들어왔던 각자 살길이나 열심히 궁리하자 주의이기 때문에 신경쓰지도 않구요. 

저도 입시를 준비하면서 느낀바지만 서울대에 들어가는게 절대 '쉬운 일' 은 아닙니다. 몇 시간을 파도 오르지 않는 언어 영역 항상 첨단을 유지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수리 영역 특히 이 두 과목은 입시에서 최고로 피말리는 과정이었습니다. 수능에서 이 두과목을 거의 만점에 가깝게 받는 다는 것은 특히 다른 여타의 과목보다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언어 영역을 40점에서 80점으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90점에서 100점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아실만한 분들은 아실겁니다. (최고 어려운 난이도 기준) 이론적으로 모르는게 없고 다풀면 시간이 10분이나 남고 검토까지 했는데도 채점을 해보면 3~4개 나가는 현실.. 진짜 난 날때부터 머리가 안되나보다 라는 자책감에 빠진적도 있었습니다.


  친구 녀석중에 사수까지 했지만 거의 제자리 걸음만 하다가 군대에 끌려가서 이제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놈이 있습니다. 아마 여기에도 재수 삼수 심지어 사수까지 했는데도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아서 장수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큐가 딸려서? 절대 아닙니다 방금 언급한 제 친구는 평소 저랑 대화하면 저를 잡아먹고도 남을 정도로 머리가 팽팽도는 놈입니다. 대학도 못가서 7수하는 그놈을 서울대생인 제가 못당해 냅니다. 그놈과 비슷한 유형의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지속력" 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한다고 도서관 독서실은 성실히 나가는데 가서 공부는 안합니다. 차라리 젊은 인생 나가서 화끈하게 노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부한다고 놀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으면서 정작 도서관 독서실에서는 공부를 안한다는 것이죠. 제 친구는 글쓰기를 참 좋아하는 녀석인데 보면 맨날 소설 찍찍 쓰고 있었습니다. 공부 1시간하면 담배 피고 신문보고 시간날리고 그리고 다시 자리 앉아서 소설 찍찍 쓰다가 다시 공부하고 또 담배피고 잡지보고 바람쐬고 점심먹고 1~2시간 쉬고...

하루 도서관 상주 시간은 12시간을 넘는데 공부시간은 2~3시간도채 안되는 것이죠. 근데 더 무서운 것은 그건 '알아도 못고친다' 는 것입니다. 저말고 다른 친구들이 좀 타이르고 어찌해봐도 뭐 하루 이틀은 좀 하는 것 같더니 금방 흐트려 집니다. 20년을 살아온 그 인간의 '행동양식' 은 바꾸고 싶다고 바뀌는게 아닙니다. 제 친구 스스로도 자신의 그런점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했지만 사수가 끝날때까지 결국 못고치고 군대로 끌려갔습니다. 결국 그런 패턴으로 공부해서는 매년 10점~15점 정도의 점수밖에 안오릅니다. 지방대가 싫어서 재수했는데 또 지방대고 그래서 삼수했더니 겨우 수도권 외곽이고 자존심 상해서 스카이 가려고 사수까지 해봤지만 결국 수도권 한성대 턱걸이 될랑말랑 했으니 그 친구 스스로도 얼마나 자신이 한심했겠습니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여기에도 그런 분들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의지력?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저도 느꼈지만 인간의 의지력은 엄청나게 약합니다. 자기 인생 망가지는게 눈에 뻔히 보여도 못고치는게 '행동양식' 입니다. 이 세상에 마음먹고 새출발 안해본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그래 좋아! 오늘부터 내 인생을 바꾸는거야. 한번 해보자! 아자!' 근데 어디 새 출발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100명중 1명이라도 됩니까? 결국 자신 스스로한테 다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혹자는 아예 자신의 나약함을 남탓으로 돌리기도 하지요. '아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주변 상황이 안좋았어..' '큰맘먹고 책샀는데 책이 구린걸 어떻해?' 등등등...


 가 왜 이글에서 이 얘기를 하는지 아세요?

5수를 하던 10수를 하던 15수를 하던 20수를 하던 안되는 사람은 평생 서울대 입학 못합니다. 앞서  여러번 얘기했듯이 머리가 안좋아서 못오는게 아니라 그런 '행동양식' 을 가진 사람은 어떤 '한계선' 을 넘지 못합니다. 하루 2시간씩 10년을 공부해 보세요.. 맨날 그자리에서 맴돌다가 어떤한계선에 걸려서 더이상 점수가 오르지 않습니다. 또 3년차 접어들면 1년차때 배운게 가물가물 할겁니다. 대신 하루 14시간씩 2달만 공부해 보세요. 뭔가 어떤 '급간' 을 돌파하는 기분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실 저도 학창시절 우등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피토하는 심정으로 20여년간 축적된 '행동양식' 을 탈피할 수 있었고 덕분에 그 과정에서 깨달은게 많습니다. 지금 저를 알고 있는 친구들중에 전문대를 졸업하고 하루종일 일하면서 고작 월급 100만원 받는 애들이 몇명 있습니다. 언젠가 친한 친구들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술자리에서 걔들이 모여서 제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야 걔 서울대 입학했다며? 뭐 25살에 서울대가면 뭐하냐? 솔직히 나도 여러번 시험쳤으면 서울대 갔겠다. 구미가 땡겨서 안했을 뿐이지 ㅋㅋㅋ~~~" 제가 이 말 들었을때 느낀 심정을 아십니까? 아마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ㅈ도 없는게 알지도 못하면서 씨부리고 있어!!!"

근데 전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줄 아세요? 정말 정체모를 환희에 속웃음이 연발되면서

"귀엽네... 짜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평생 그 나약한 '행동양식' 을 지니고 그 모양 그 꼴로 평생 살아갈 그 녀석이 좀 측은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행동양식' 을 타파하고 목표를 쟁취하신 분이 계시다면 아실겁니다. 그건 100명이 도전해서 1명도 쟁취하기 힘든 과정입니다. 제 스스로 자랑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저는 제가 쏟아낸 그 노력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제 앞날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장수해서 서울대학교에 가면 무시당하나요?"

일단 입학이라도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그 과정을 뚫으면서 쏟은 노력 열정 나중에 합격발표를 들었을때 분명 다른 인간이 되어 있을 것이며 저런 고민따위는 머릿속에 남아있지도 않을거라고 자부드립니다.

나는 '해도 안되는 인간' 에서 나는 '하면 되는 인간' 으로 탈바꿈을 한다는 것..

정말 어렵지만 여러분의 인생을 180도 바꿀 수 있다고 확신드리며 정말 예전엔 '생각만해도 토나와' 라고 느꼈던 것들이 '만만한 것' 으로 뒤바뀝니다. 저도 군대에 있을때 한자검정능력시험 3급을 준비했는데 정말 토나오더군요. 서울대 입학후 '만만하게' 2급 땄습니다 ^^ 토익 900... 과거 정말 피토한다고 생각했던 그 점수.. 아직 900점은 안나오지만 '만만하게' 860점 정도 나와주고 있습니다.


 의지고 새마음 새각오고 나발이고 다 갖다 버리세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는 '규칙적인 생활' 을 몸에 익히고 '완전 아예 다른 인간으로의 탄생' 을 하셔야 합니다.

'새마음 새각오 새출발' 과 '완전 아예 다른 인간으로의 탄생' 의 엄청난 차이점을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내몸속으로 빙의한다는 마음가짐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