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날씨와 기후
이번 시간에는 인도네시아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도네시아라는 나라가 워낙 거대한 땅이라,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인이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인도네시아 지역은,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과 발리섬이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자바섬과 발리섬의 날씨를 중심으로 이야기할까 합니다.
인도네시아 생활을 준비하시는 분이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정보가 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얼마나 덥나
실시간 자카르타 날씨
보통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국가이기 때문에, 1년 내내 날씨가 무덥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실제로도 인도네시아의 날씨는 1년 내내 한국 초여름 날씨와 비슷합니다.
자카르타 기준으로, 약 32~34도에 습도는 70~80% 이고, 이는 한국 서울의 6월 날씨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얼추 맞습니다.
발리는 자카르타보다 덜 덥고, 반둥은 발리보다도 덜 덥습니다.
그래서 젊은 남성분들은 덥다고 느낄 수 있고, 여성분이나 활력이 적은 노인분들은 별로 덥지 않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적도성 기후 + 해양성 기후 = 일정한 날씨
인도네시아는 적도 부근에 위치하죠. 인도네시아 군도는 북위 5도에서 남위 10도 사이에 들어갑니다.
쉽게 말해서, 지구를 위아래로 봤을 때 중심쯤에 위치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전형적인 적도성 기후를 띕니다. 적도성 기후는 1년 내내 일사량(햇빛 비추는 양)이 거의 일정하죠. 그래서 1계절이 됩니다.
여기다가 인도네시아는 해양성 기후까지 겹칩니다.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는 군도 국가입니다. 그러니까 연교차가 더 적습니다.
한국의 제주도 날씨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제주도는 여름에는 수온이 육지보다 낮고, 겨울에는 수온이 육지보다 더 높기 때문에,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 덜 춥죠.
이렇게 적도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잘 배합되서, 인도네시아 날씨는 연교차가 극단적으로 적은 날씨가 됩니다.
인도네시아 건기와 우기
인도네시아 기후는 엄밀히 말하면 1계절입니다. 여름 하나죠. 하지만 기후학자들은 인도네시아같은 나라의 계절 구분을 건기(Musim kemarau)와 우기(Musim hujan)로 합니다.
자바섬 기준으로, 건기는 통상적으로 4월~10월, 우기는 11월~3월입니다. 발리와 롬복도 이와 거의 비슷합니다.
자카르타의 연중 강수량
지역별 건우기 차이
인도네시아 전체적으로는 서쪽일수록 북쪽일수록 건우기 구분이 적고, 건우기 상관없이 1년내내 비가 많이 옵니다. (그래도 건우기 구분은 합니다.)
예를 들면, (서쪽)수마트라 파당(Padang)이나 (북쪽)칼리만탄 발릭파판(Balikpapan)은 건기에는 비가 많이 오고, 우기는 엄청 많이 오죠.
이런 곳은 강우량이 1년에 4,000미리를 넘습니다. (자카르타는 2,000미리 수준)
반대로, 인도네시아의 남동쪽일수록 비오는 양이 적고, 건우기 구분이 확실합니다.
호주에 가까운 티모르 섬은 건기 때 비가 거의 오질 않아요. 이런 기후를 과학자들은 사바나 기후라고 부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예외적으로 말루쿠 지역(암본)은 건우기가 반대입니다. 이 지역은 4월~10월이 우기고, 11월~3월이 건기입니다.
암본의 연중 강수량 (건우기가 반대)
인도네시아 우기
인도네시아의 우기는 다른 동남아 국가와 약간 다른 양상이 있습니다. 자카르타나 발리의 경우인데, 우기라도 해도 소나기같이 스콜이 오는 형태가 아닙니다. 이 부분이 윗동네 싱가폴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도네시아 우기때 비오는 형태는 오히려 한국의 장맛비와 흡사합니다. 한번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몇시간을 내리죠. 하지만 한국의 장마철처럼 비가 거의 매일같이 오는 건 아니여서, 어떨 땐 우기중에도 일주일동안 하루도 안 내릴 때가 있어요.
우기에는 번개가 많이 치는데, 특히 비의 도시라고 불리는 보고르나, 데폭, 수카부미 이런 지역은 아마 한국에서 보실 수 없는 번개쇼를 보실 수 있으실겁니다.
인도네시아 홍수
자카르타 기준으로 1월은 확실히 비가 많이 내려요. 이 때가 한국의 장마철과 가장 유사합니다.
1월경에 약 2~3일 연달아 비가 쉬지않고 내릴 때가 있는데, 이 때 집중호우로 자카르타와 인근 도시들이 홍수피해를 봅니다. 특히 지대가 낮은 자카르타 북쪽에 사는 사람들이나 비가 많이 오는 보고르 쪽 사람들은 그 피해가 더욱 크죠.
이 때 현지인 직원들 결근이 엄청 많이 생기죠. 집에 침수 피해가 크면 누전차단기(두꺼비집)를 내리기 때문에 연락도 잘 안 됩니다.
자카르타나 자카르타 인근 도시 사는 한인 교민분들은 홍수가 난다고 집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길이 엄청 막혀서 출퇴근이 아주 괴로워집니다.
일단 비가 조금이라도 넘치게 되면, 골목길이 침수되서 시냇가가 되고, 수많은 오토바이가 전부 큰길로 나옵니다. 그러다 만약 큰길까지 침수되면, 물 빠질때까지 도로에서 못 갑니다. 그나마 승합차나 대형차량은 어느정도 침수에 버티면서 나가기도 하지만, 침수가 심하면 그 마저도 불가능이고, 물 빠질때까지 기다려야 됩니다.
공기오염 및 미세먼지
인도네시아에서 자바섬을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공기질이 괜찮은 편입니다. 자바섬 밖은 자연이 많이 훼손되지 않았고, 인구밀도도 매우 낮거든요. 화전(밭을 휴경기때 태우는 농업방식)한다고 하지만, 화전으로 인한 공기오염은 잠깐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중심인 자바섬은 공기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공기오염지수인 AQI(Air Quality Index)로 보면, 2019년 5월 14일 기준으로 자카르타는 177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편으로 나타납니다.
직접적인 미세먼지 측정수치인 PM(Particulate Matter) 수치도 자카르타가 보통은 서울보다 높습니다. 물론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면, 자카르타 스모그가 줄어들어 서울보다 공기가 맑아지긴 하죠.
한번 직접 확인해보세요. (실시간 세계 공기오염 도시 순위)
이럴만도 한 게, 인도네시아 자바섬은 대기오염이 심해지기 좋은 환경을 다 갖추고 있어요.
- 쓰레기 소각
- 넘치는 차량
- 디젤차량 중심
- 화력발전 중심
- 다수의 공장 등등...
가급적이면 마스크 하고 다니시는 게 좋습니다^^
여행자를 위한 인도네시아 날씨 정보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분들의 99% 는 자카르타나 족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이나 발리섬, 롬복섬을 가실 겁니다. 그러니 가급적 건기 기간인 4월~10월에 여행하시는 게 좋겠죠.
개인적으로 발리나 롬복처럼 자연관광지를 둘러보시려면 건기에만 가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만, 자카르타 관광은 그다지 건기만을 고집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우기라도 비가 꾸준히 내리는 것도 아니고, 건기라고 비가 안 오는 것도 아니거든요. 또한, 인도네시아는 어디든 비막이 차양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비가 와도 여행하는 데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산은 전혀 가져갈 필요 없어요.)
그리고, 밝은 날은 그런대로 너무 더워서 다니기 힘들어요.
다만, 그래도 집중호우가 심한 1월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위에 전술한 바와 같이, 여행 복장도 여름 복장을 입으시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고지대 화산이나 트래킹 코스를 가실 경우는 약간 쌀쌀할 수 있으니, 얇은 긴팔 정도는 준비해주세요. (더위 많이 타시는 분들은 따로 필요 없습니다.)
만약 정장을 입어야 한다면 얇고 통풍이 잘 되는 정장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만약에 한국 겨울기간에 인도네시아여행을 준비하시는 경우는, 날씨차 때문에 감기걸리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여행 중에 꼭 손의 청결을 유지하세요.
다른 동남아와 날씨 비교
인도네시아의 날씨와 다른 동남아 국가의 날씨가 크게 구별되는 점은, 인도네시아 날씨는 확실히 덜 더우면서, 매우 일정하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날씨는 싱가폴 한 곳 정도고, 나머지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이나 발리섬에 비해 훨씬 덥습니다.
더운 날을 기준으로 다른 동남아 주요 국가와 날씨비교를 한다면,
태국(방콕)>베트남(하노이)>필리핀(마닐라)>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인도네시아(자카르타)>싱가폴>인도네시아(발리 덴파사르)
순입니다.
제 경험엔, 자카르타보다 싱가폴이 더 덥게 느껴졌지만, 싱가폴은 에어컨이 꽤 잘 되어있어서 돌아다니기는 더 나았습니다.
단일계절로 인한 인도네시아 문화와 특징
인도네시아는 단일계절이다보니, 한국인들에게 흥미로울 수 있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인들이 날씨에 대해 “춥다(dingin)”라는 것은 한국인에게는 “시원하다”라는 정도의 추위를 포함합니다. 고도가 높은 화산지대에 가면, 한국의 가을날씨 정도 되는데, 그걸 인도네시아인들은 춥게 느낍니다.
- 인도네시아인들은 겨울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겨울을 겪어보고 싶어합니다. 특히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 겨울이 없다보니, 인도네시아인들은 겨울 옷을 가진 게 “부의 상징”같은 개념이 있습니다. 해외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상징입니다. (*상당수의 인도네시아인들은 월 30만원 정도 법니다.)
-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은 겨울 내내 계속 눈이 내리는 줄 압니다. 제 생각에는 겨울을 표현하는 인니어 단어 중 하나가 Musim salju(눈의 계절)인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우기를 뜻하는 말이 Musim hujan(비의 계절)이거든요.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인들은 겨울이면 눈이 자주 내리겠거니 하는 걸로 보입니다.
- 인도네시아인들은 더위에 대한 내성이 매우 강합니다. 화교들은 교민분들이나 비슷하지만, 인도네시아 토착민들은 확실히 더위를 덜 탑니다. 그래서 에어컨도 잘 안 틀고, 한인들은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인도네시아인들은 땀 한방울 안 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에 뿐짝자야(Puncak Jaya) 산은 만년설이 있습니다. 이 산의 정상은 무려 해발 4,884m 나 됩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인도네시아도 아주 추운 곳이 있다면서 말하는 지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