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민족 및 인종
인도네시아는 300 여가지의 부족이 살고 있고, 문화 역시 그만큼 다양합니다. 하지만 도심이 발달한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에서는 최근 방언과 마찬가지로, 소수민족 또한 점차 동화되가며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도네시아 인종은 크게 토착민(동남아인), 오세아니아 니그로이드(흑인), 화교(동아시아인)로 나뉘고, 위 세 인종 간에는 생김새와 문화가 많이 달라, 상호간의 결혼을 거의 안 하고 의외로 혼혈이 적은 편입니다.
인도네시아 토착민 – 동남아인, 프리부미
#인도네시아인 #Pribumi #Bumiputra
제일 많은 인도네시아 인종은 동남아 사람들입니다. 전 인구에 약 95%정도 됩니다. 이들이 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민족을 구성하고 있으며, 민족간 외관상에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물론 약간씩 구별되는 특징은 있습니다만 서로 섞여살다보니 민족간 생김새 차이는 눈에 확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약간씩 존재하긴 합니다.)
다른 인종과 구별하여 Pribumi(프리부미), 혹은 Bumiputra(부미푸트라)라고 지칭합니다. 프리부미라는 표현이 좀 더 보편적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눈이 크고 골격이 작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들의 대다수가 바로 이러한 프리부미들입니다. 특히 프리부미 가운데서도 자바족이 약 9500만명으로 전 인구의 40% 정도 되며, 모든 민족중에 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사람수가 많은 만큼, 정치인들의 절대 다수이기도 하죠. 참고로 여지껏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모두 자바인이거나 최소 부모 중 한명이 자바인이었습니다. 자바인들은 인도네시아인의 모습을 대표합니다. 자바인들의 성격은 현재 인도네시아인의 성격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들은 겸손과 예의를 중요시하고, 합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체로 조용하며 순수한 편이죠. 부정적으로 보면, 열심히 살거나 주도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적고, 잔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바섬에는 자바족과 더불어 순다족도 매우 많습니다. 순다족은 반둥과 보고르, 수카부미, 찌안주르 등 서자바에 사는 민족입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15% 정도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예술적인 분야에 많습니다. 앙끌룽이나 와양 등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예술이라고 할만한 것은 순다족에서 나온 것이 상당수입니다. 또한 예전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반둥이 식민지 총독부가 있던 인도네시아 수도였어서, 순다-네덜란드 혼혈이 많아 미인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7 미스인터네셔널에서 반둥 출신 케빈 릴리아나가 우승했었죠(링크). 이외에도 자바에는 마두르족(수라바야쪽), 버따위족(자카르타) 등 여러 소수민족이 있습니다.
한편, 수마트라인들은 자바섬 민족과 다르게 원리주의적인 기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쩨(Aceh)주 같은 경우는 무슬림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 아예 이슬람 샤리아 율법을 시행하는 곳이죠. 전반적으로 수마트라 사람들은 성격이 거칠고 자존심이 강합니다. 특히 이들은 식민지 시절 이전에는 사회, 문화, 경제의 중심이 자바섬이 아닌 수마트라 섬이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마트라 민족으로 잘 알려진 바딱(Batak)족은 인도네시아에서 성격이 가장 급하고 목소리가 큰 것으로 유명하죠. 실제로도 바딱인들의 인도네시아어를 들어보면, 같은 말이어도 꽤나 거칠게 들립니다. 이들이 체격도 큰 편이라고 하는데, 키가 큰 줄은 모르겠으나 몸체가 굵은 편입니다. 수마트라인들은 자바섬 사람들에 비해서 융통성이 적고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군이나 종교계 쪽에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흑인 – 파푸아인, 암본인
#원시민족 #오세아니아 니그로이드
파푸아섬에는 동남아인이 아닌 흑인이 삽니다. 인종적으로는 오세아니아 니그로이드(Oceanic Negroids), 혹은 오스트랄로이드(Australoid)라고 불립니다. 자바섬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Orang hitam(흑인)이라고 부르진 않고, Orang timur(동쪽사람)이라고 순화시켜서 부르곤 합니다. Orang timur 중에서 암본 사람들은 약간 누사뜽가라 섬사람들과 파푸아인의 중간 쯤 되고, 파푸아인은 아예 흑인종입니다.
이들의 피부는 흑인이지만, 유전적으로는 아프리카인들과 매우 다르며, 아시아인들과도 상당히 다른 별종에 속합니다. (쿤박사의 5대 인종분류에서 마지막 5번째 인종 참고)
이들의 상당수는 개화되지 않은 채 원시부족으로 살고 있습니다. 희귀 원시부족이 매우 많기에 세계 각지에서 방송국이나 인류학자들이 이들을 자주 찾습니다.
이들의 원시성을 상징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꼬떼까(Koteka)입니다. 각종 다큐멘터리에서 흑인 남성들이 성기에 이상한 꼬깔콘같이 생긴걸 끼우고 다니는 것을 본 경우가 있으실텐데, 그게 그게 파푸아인들의 전통 장신구 꼬떼까입니다. 파푸아에서는 민족마다 꼬떼까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로는 큰 꼬떼까가 더 높은 계급을 의미하죠. 그리고 꼬떼까를 달고 사는 민족의 여자들은 가슴을 가리고 사는 경우가 없습니다. 더 심한 예로는, 파푸아인들 중에는 식인종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로와이(Korowai)족인데 이들은 사람을 먹었다죠(지금은 안 한다고 합니다). 근데 이들이 얼마나 미개한가 수준을 보면, 코로와이 족은 1970년대 후반까지도 이 세상에 자기들 외에 다른 인간이 살고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물론 개화된 파푸아 지역 사람들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파푸아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저런 원시 야만족의 모습이죠.
이런 파푸아나 암본 지역에 사는 니그로인들 중에는 기독교 신자들이 많으며,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의 동남아인들과 잘 섞이질 못 합니다. 예전에 분리독립해보려고, 군사독재 시절에 파푸아인들이 분리독립 투쟁을 벌인 적이 있으나, 이후 수하르토의 인도네시아군에게 무차별하게 진압되었었죠. 요즘도 파푸아인들은 인도네시아에 잘 섞이질 못 해서, 분리독립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푸아의 강제 합병 배경과 독립운동)
인종만 다를 뿐 아니라, 사는 지역이 너무 멀어서 문화적 교류도 거의 없기 때문에, 프리부미들이나 화교들에게 이런 니그로이드들은 외국인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항간에는 이들이 운동선수로 많이 진출했다고 그러는데, 지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때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인도네시아 선수들중에 이런 오세아닉 니그로계열은 거의 없었죠.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아무런 입지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도네시아 흑인들은 인도네시아의 마이너 인종입니다.
인도네시아 화교
#오랑찌나 #부르주아
인도네시아에서 화교는 한마디로 장사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화교는 아주 오래전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이전부터 살았습니다.
초창기 인도네시아에 많이 살았던 화교는 15세기경 중국계 상인들이었고, 이들은 농경과 상업분야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점령하였을 때도 네덜란드인들은 화교들을 다른 보통의 인도네시아인처럼 취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인근국가에 상품을 팔아다 돈을 벌어다오는 상거래 수단으로서, 바타비아(자카르타)와 중국, 혹은 인도에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주었고, 거기서 번 돈을 상납받는 식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즉, 화상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아시아에는 다 퍼져 있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인도네시아 화교들을 지배-피지배자 관계가 아닌,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활용하게 됩니다.
인도네시아 화교 인구수는 논란이 많은데, 생각보다 적습니다. 인도네시아 화교는 2010년 측정 당시 약 280만명으로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1.2%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995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제권의 약 73% 가량을 쥐고 있고, 상위 300개의 기업 중에 68%가 화교 소유였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3%의 중국인이 인도네시아 경제 70%를 장악했다”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인거죠. 일단 인구가 1.2%밖에 안 되니까요.
인도네시아 상위 재벌 20명 중에 17명이 화교입니다. 어지간한 대기업은 화교가 다 차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도네시아 재벌 20명
화교는 프리부미들과 아주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종교적으로 봐도 인도네시아 화교의 주요 종교는 불교(45%), 개신교(9%), 천주교(35%)로 이슬람(3%)이 매우 적습니다. 생각보다 불교신자가 많아보이는데, 메단/칼리만탄 화교는 불교신자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자바섬 화교는 기독교인이 많은 것과 상당히 다르죠.
보통의 인도네시아 화교는 토착 인도네시아인과의 결혼을 거의 하지 않다보니, 무슬림이 대부분인 인도네시아인들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을 문화적 이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인들은 화교에 대해 조금씩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므로, 이는 정치에서 악용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예로 조코위 대통령도 2014년 대선 때 "조코위는 싱가포르인의 피가 섞였으며 실제로는 기독교 신자"라는 소문이 돌았죠. 물론 이는 거짓이었으나, 화교에 대한 베타성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나라의 화교들에 비해 인도네시아 화교들은 중국어를 잘 못 합니다. 수하르토 시절에 화교 탄압정책 때문에 중국어 교육이 전면금지된 영향이 큽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화교들도 중국출신 화교와 국제결혼을 하거나, 중국 및 싱가폴 지역 등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인도네시아 화교(keturunan Cina)중에서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싱가폴,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화교인력들이 인도네시아로 대거 들어오기 때문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화교의 숫자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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