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홀로 동네 한바퀴 돌다가 모스크를 발견했어. 마침 아잔 소리가 나서 아 예배 시간이군 하고 음 나도 예배를 드려 볼까하고 집에 와서 옷 갈아 입고 우두하고 어머님께 모스크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리고 떠났다.

베이지색 면바지에 칼라없는 하늘색 롱슬리브 남방 (즉 무슬림스타일)입고 모스크 앞에 다다랐는데, 동네 아줌마들이랑 잔챙이들이 신기해 하는 시선이 느껴져서 머쓱했다. 몇 아재들이 계셔서 나는 모스크 안 구석에서 홀로 예배 드리고 앉아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예배를 드리나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해서 눈에 띄기 전에 후다닥 집에 돌아왔다.

어머님이 왜 이렇게 빨리 왔냐며 놀라며 묻길래 웬 동양인이 모스크에 있으니까 시선이 나에게 쏠릴까 부끄러워 눈에 띄기 전에 왔다 하니,

괜찮으니 이맘을 따르고 내 와니따의 이모부랑 같이 가랜다. 이모부는 나보다 어리다 이십대 후반으로 기억함. 근데 큰딸이 초딩이고 둘째 딸은 네살정도 되었으며 막내아들은 두살정도 되었다.

그래서 같이 가서 금요일 단체 예배를 보는데, 안면이 있는 동네 꼬마들도 있더라. 다들 눈이 동그래지며 설마 너가? 하는 눈빛이었어. 이맘이 인니어로 아주 열정적으로 카리스마 있게 설교를 하더라, 운율을 살려서 말하는 것 같던데, 히틀러가 연설하는 것 마냥 아주 굉장했다. 한마디도 알아 듣지 못했지만, 설교 내내 눈을 떼지 않았을 정도로. 그러니 자연스레 이맘이랑 눈을 마주쳤는데, 그는 카리스마 있게 연설을 이어 나갔지만 나를 봤던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나는 느꼈다. 눈도장 찍었다 이것이지.

이 동네 사람들이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 이유는 다음화에 이야기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