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재벌

오늘은 인도네시아 돈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인도네시아 재벌

예전에 인도네시아 민족과 인종에 관한 글을 올렸을 때 올렸던 사진입니다. 

좌상단부터 한 명씩 재벌 순위(Forbes에서 발췌)고, 오늘은 이 재벌 중에 8명 정도만 알아봅시다.

보통 가족단위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개개인의 순위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인도네시아인들이라 중국식 이름은 쓰이지 않지만, 궁금해하실것 같에서 중국식 이름과 한국음을 같이 기재하였습니다.


1위 하르토노 형제 - 350억불


hartono

주요회사 – 자룸(Djarum)

형 : Michael Bambang Hartono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 黃輝祥: 황휘상)

동생 : Robert Budi Hartono (로버트 부디 하르토노, 黃惠忠: 황혜충)


자룸사의 회장인 하르토노 형제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재산이 많습니다. 그들의 재산은 약 350억불이죠.

이들은 꾸두스(Kudus)라는 중부자바 지역 출신 화교입니다.

이들의 부친인 Oei Wie Gwan (黃維源: 황유원)은 꾸두스에서 작은 끄레떽 담배회사를 매입해 자룸(Djarum)사를 키웠고, 이걸 자식들에게 물려줬습니다.

이후 사업이 커지자 하르토노 형제는 폴리트론(Polytron)이라는 전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카르타의 부동산을 잔뜩 매입해 부를 키웠습니다.


현재 이들의 주요 사업은 담배사업이지만, 막상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건 BCA 은행의 배당이라고 합니다.

2018년에는 BCA에서 3.4조 루피아를 배당으로 받았죠.

이들이 최고부자가 된 배경도 BCA에 성공적인 지분매입을 했기 때문이었죠.


참고로 이들 돈이 얼마나 많냐면, 한국 최고재벌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약 200억불이고, 삼성가 이재용과 이부진 이수현 재산을 합쳐도 350억불이 안 됩니다. (여기에 국가간의 물가차이를 고려한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2위 수실로 우노위조조 집안 - 92억불


susilo wonowidjojo

주요회사 – 구당가람 (Gudang Garam)

Susilo Wonowidjojo (수실로 우노위조조, 蔡道平: 채도평)


수실로 회장은 그 유명한 구당가람(Gudang Garam) 담배회사의 오너입니다. 이 분은 동부자바에 끄디리(Kediri)에서 태어난 화교이구요. 수실로의 부친인 Surya Wonowidjojo가 구당가람이라는 담배회사를 세운 사람이죠.

원래 수실로에게는 라흐만 할림(Rachman Halim, 蔡道行 채도행)이라는 형이 있었고, 이 형이 아버지로부터 구당가람을 이어받았었습니다. 그리고 수실로는 부동산, 건설, 목재, 퇴비 등등 다양한 회사를 운영했었죠.

하지만 2008년 경에 수실로의 형인 라흐만이 심장병으로 사망합니다. 이 때부터 구당가람은 수실로에게 넘어왔고, 인도네시아의 최고 재벌 반열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죠.


3위 에까 찝따 위자야 집안 - 86억불


eka widjaja

주요회사 – 시나르마스 (Sinar Mas Group)

Eka Tjipta Widjaja (에까 찝따 위자야, 黃奕聰: 황혁총)


최근 95세의 연세로 돌아가신 분이죠.

에까는 시나르 마스(Sinar Mas) 그룹 창업자입니다. 시나르 마스 그룹은 은행, 부동산, 자원, 농업, 펄프, 투자, 텔레콤 사업 등 문어발식 사업으로 성공한 거대기업이죠. 특히 부동산 사업으로요.

에까 회장은 푸젠성(복건성) 출신 화교입니다. 이 분은 9살에 술라웨시 화교 출신의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살기 시작했죠.

이분은 이미 10대때부터 인니군에 식량을 보급했다고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당시부터 군부와 가까운 사이였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군사정권이었던 수하르토 시절에 엄청나게 성장했고, BII(현 메이뱅크)에서 그의 벤처사업에 엄청난 사업자금을 대준 걸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4위 스리 쁘라카시 로히아 집안 - 75억불


Sri Lohia

주요회사 – 인도라마 (Indorama)

Sri Prakash Lohia (스리 쁘라까시 로히아, 인도계)


스리는 인도계 재벌로, 인도 서벵골 콜카타 출신입니다. 이분은 22살에 인도라마(Indorama)라는 업체를 세우고 방적사 섬유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주로 화학섬유만을 다뤘는데, 이후에는 단순 섬유뿐만 아니라, 제품화한 의료용 고무장갑 등도 개발하였고, 다른 화학제품인 페트병이나 화학비료 등도 만들기 시작했죠.

제 시각에서 이 분이 다른 재벌들과 구별되는 큰 부분이 바로 수출 중심의 사업을 했다는 겁니다. 즉, 정경유착을 토대로 거대해진 기업이 아닙니다. 지사도 30여개국에 있고, 주요 5대륙에 모두 지사가 있죠. 

다만 이 분의 행동은 철저하게 국적만 인도네시아인인 외국인입니다.

왜냐면 본인은 런던가서 살고 있으면서, 회사의 본사(지주회사)는 싱가폴로 옮겼거든요.


5위 안토니 살림 집안 - 53억불


anthoni salim

주요회사 – 살림그룹 (Salim Group)

Anthoni Salim (안토니 살림, 林逢生: 임봉생)


살림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대외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회사일겁니다. 바로 인도네시아 소비재 최고 수출품인 인도미(Indomie)를 생산하는 인도푸드(Indofood)가 이 살림그룹 소속 기업이거든요.

살림그룹은 푸젠성 출신의 Sudono Salim(林紹良: 임소양)이 세운 기업입니다. 그리고 그 가업을 이어받은 사람이 앤서니 살림이구요.

수도노 살림은 원래 인도네시아의 최고 재벌이었던 적이 있었죠.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BCA 도 원래는 수도노 살림이 화교 돈끌와서 지었거든요.

대부분의 화교재벌들이 수하르토와 손잡은 부패세력들인데, 특히 수도노 살림은 그 중에서도 유명했습니다. BCA 같은 경우도 수하르토의 자식인 Sigit과 Tutut이 가진 지분이 무려 30%나 되죠. 부패로 유명하다보니, 1998년 화교폭동 당시에 폭도들에 의해 이 분의 집은 불에 타버렸고, 싱가폴로 도망간 일화는 유명합니다.


6위 따히르 집안 - 45억불


tahir

주요회사 - 마야빠다 그룹 (Mayapada Group)

Tahir (따히르, 翁俊民:옹준민)


따히르는 수라바야에서 태어난 화교로, 마야빠다(Mayapada) 그룹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다른 화교재벌에 비해서 어릴적 비교적 가난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따히르 집안은 원래 베짝(인도네시아 인력거)을 만들어서 먹고 사는 집안이었거든요.

따히르는 싱가폴 소재의 난양 대학교에 유학하면서 보따리 장사로 작은 무역업을 시작했었고, 학부생활을 마친 이후에는 봉제 제조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4년만에 마야빠다 은행(Bank Mayapada)을 설립하고, 봉제에서 손을 뗍니다. 그래서 현재 마야빠다 그룹의 봉제사업은 사라진 상태죠.

마야빠다 은행과 더불어, 발리와 자카르타에 면세점 사업, 부동산 사업, 병원 사업, 자동차 판매 등등 각종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습니다. 특히 마야빠다 은행은 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시절에 잘 버틴 은행으로 유명했는데, 이는 마야빠다 은행이 해외신용을 갖다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은행, 부동산, 병원사업이 주요 수입원입니다.

참고로 따히르의 부인은 인도네시아 대기업 리포그룹 회장의 딸입니다.


7위 하이룰 딴중 - 35억불


chairul tanjung

주요회사 - CT 그룹

Chairul Tanjung (Cha를 "하"로 발음합니다)


하이룰 딴중은 순수 프리부미 인도네시아인 재벌로, 원래 자카르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큰 잡지회사를 운영했지만, 수하르토 신질서 시절에 그 잡지회사는 수카르노(구질서) 정권을 옹호한다는 것에 흠이 잡혀 회사가 어려워져서 부도가 났죠. 이로써, 가지고 있던 차와 집안을 모두 빚을 갚기 위해 처분하고 좁은 여인숙 같은 집에서 가난하게 살게 됩니다.

UI 치과 대학교를 다니던 하이룰은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책과 티셔츠를 파는 가게를 열었고, 장사가 잘 되자, 의료용 기기와 연구실 설비등을 팔다가 처음으로 망해봅니다. 이 후 그는 치의학을 학부에서 멈추고, 은행에서 1억 5천만 루피아를 빌려 쁘리아르띠 신두따마(Pariarti Shindutama)라는 신발 수출업체를 설립하여 성공합니다. 어느정도 돈을 번 후에는, 은행(현 Bank Mega)을 매입하고, 현 CT그룹의 전신인 빠라(Para) 그룹을 설립합니다.

그 후로부터 하이룰 딴중은 금융 보험, 미디어, 식품, 유통, 레저, 호텔 사업 등의 문어발식 사업에 성공하며, 이후 SBY 대통령 밑에서 조정경제부(Koordinator Bidang Perekonomian) 장관도 했었죠.

참고로, 인도네시아에서 Trans 뭐 들어가는 건 대부분 CT 그룹거라고 보시면 됩니다ㅎㅎ


8위 분야민 스띠아완 집안 - 32억불


Boenjamin Setiawan

주요회사 - 깔베 그룹 (Kalbe)

Boenjamin Setiawan (许立文: 허립문)

떼갈(Tegal) 출신의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인 분야민 스티아완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거대한 제약회사인 깔베(Kalbe) 그룹의 설립자입니다. 원래 그는 미국에서 약학을 공부하고 UI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약학 교수였습니다. 그러다 약을 팔아보겠다는 자신감에 첫번째 회사인 PT Farmindo 를 설립했으나, 마케팅 부족으로 3년만에 망했죠.

그리고 두번째로 창고에서 다시 시작한 회사가 PT Kalbe 입니다. 총 6남매가 같이 시작했어서 서로 지분을 다같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분야민 회장은 Dr. Boen(벤 박사님)으로 더 유명하다고 하네요.


인도네시아 재벌 특징과 기타

쭉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도네시아 재벌은 화교가 많습니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도 있지만, 에까 회장 같은 경우는 원래 아예 중국사람이었죠.

수하르토 시절 즈음부터 해서, 재벌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들은 정경유착을 통해 수하르토의 절대권력을 활용하였죠. 

인도라마와 살림 그룹의 인도푸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수중심의 사업입니다. 이 말인 무슨 의미냐면, 돈이 다른 나라에서 인도네시아로 흘러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재벌들이 돈을 많이 벌어도 나라 경제에 별 도움이 못 됩니다. 실제로 동남아 대부분은 대기업이 정경유착으로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수출을 하는 형태라, 재벌들은 돈이 엄청 많아도 국가와 국민들은 항상 가난하죠.

참고로 인도네시아에서 시가총액 규모로 가장 큰 기업은 삼뿌르나(Sampoerna)기업입니다. 인도네시아 담배업계의 선두주자죠.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최고 재벌 0순위는, 저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지만, 수하르토 집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uharto